프랑수아즈 사강 - 「어떤 미소」
독서모임의 독후감 제출일이 임박했으므로 최근에 읽은 책에 대한 독후감을 써보자.
나는 최근 프랑수아즈 사강의 책을 많이 읽고 있다. 발단은 이렇다. 몇 년전엔가 「슬픔이여 안녕」을 읽었고 좋은 책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올해 9월에 프랑스어 수업을 alliance français에서 듣는 도중 취미에 대한 작문을 써오라는 과제가 있었다. 나는 독서모임에 나가고 책을 읽는 것이 취미라고 썼는데 쓰다보니 그동안 읽은 프랑스 문학이 뭐가 있는지도 열거하게 되었다. 까뮈와 사르트르, 모파상과 지드를 언급하면서 사강도 읽었다고 써냈는데 생각해보니 사강의 소설은 하나밖에 읽지 않았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래서 9월 18일 금요일, 조카의 세례식을 위해 춘천에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길에 청량리역에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샀다. 가장 유명한 책이었으니 먼저 읽고 싶었다. 다 읽고 나서는, 언젠가 내가 어느 독서모임에서 “202x년 상반기에 읽고 싶은 책”으로 꼽았던 「어떤 미소」를 읽었던 것이다. 이후에는 「슬픔이여 안녕」을 다시 읽기도 하고 「한 달 후, 일 년 후」를 읽고있기도 하다.
아무튼 그렇게 읽게 된 「어떤 미소」에 대해 적어보자.
1.
대부분의 소설에서 중심이 되는 건 그 소설 속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이방인」에서는 뫼르소가 총을 쏘는 사건을 기점으로 상황이 바뀌고, 「죄와 벌」에서는 살인 사건이 모든 것의 원인이 된다. 그런데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물론 「슬픔이여 안녕」에서의 차량 사고가 일어나는 사건은 소설 속에서 중요하고, 다른 사강 소설들에서도 분명히 이러저러한 사건들이 분명히 일어난다. 하지만 사강 소설에서는 뚜렷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문장과 문단이 소비되고 많은 의미가 전달되는 것 같다. 그만큼 사강의 소설에서는 ‘사건’보다는 각 인물이 느끼는 이리저러한 심리에 대한 묘사가 가득하다. 그런 점에서 사강은 그녀가 좋아했다는 마르셀 프루스트와도 닮았다. 한 주인공이, 그 주인공이 사랑한 어떤 대상에 대하여, 그리고 그 대상을 둘러싼 부수적인 환경들에 대하여, 생각하고 느낀 것이 묘사되는 것만으로 이 소설이 구성된다고 말하면 조금 과장일까.
사강은 다른 소설에서도 그러하듯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아니고, 또는 이상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이야기도 아니고 하나같이 무언가 불완전하고 덧없는 사랑이야기들이다. 말하자면, 한 여대생(도미니크)이 남자친구의 외삼촌(뤽)을, 그것도 아내가 있는 남자를 사랑하게 되고, 그 둘은 2주간의 밀월여행을 다녀온다는 줄거리의 이 소설은 아름다운 사랑 또는 희망보다는 부정不貞을 저지르는 당사자의 심리상태를 다룬다. 부정은 소설의 흔한 주제라서 「안나 카레니나」에도 「벨 아미」에도 그 어느 소설에도 나오지만 사강의 소설에서만큼 주인공의 심리상태가 상세히 묘사되지 않는다. 이뤄지지 않는 사랑은 「좁은 문」에도 「이름없는 주드」에도 나오지만 그 소설들에 나오는 제롬과 주드의 사랑은 처연하고 비극적이며 절망적인 데 비해, 도미니크의 사랑은 은은하고 차분하며 관조적이다.
이렇듯, 평범하지 않은 사랑이야기에 빠져든 주인공에 대하여 섬세한 심리묘사를 그려낸 것이 이 소설이다.
참고 자료들
읽은 책의 판본
- 프랑수아즈 사강, 「위대한 개츠비」, 민음사, 1956(20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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