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분 소요

1 모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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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파상(Guy de Maupassant)은 1800년대 후반에 활동한 프랑스 작가입니다(1850 ~ 1893). 어릴 적, 플로베르로부터 재능을 인정받아 글쓰는 법을 배웠고, 단편 「비곗덩어리」가 성공하면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는 단편소설로 유명한 작가이기는 하지만, 「어느 인생」, 「벨 아미」 등의 장편소설도 썼습니다.

모파상의 문장들은 대체로 어렵지 않고 잘 읽히지만, 특히나 이 소설은 짧은 페이지 수와 어렵지 않은 줄거리 덕에 아주 쉽게 읽힙니다. 그 때문인지, 중고등학교의 교과서에 종종 실리기도 합니다.

2 「목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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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마틸드라는 인물로 서민 계층에서 태어난 여자입니다. 그녀는 매우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계급이 높거나 재산이 많은 남자가 아닌 평범한 하급 공무원과 결혼하게 됩니다. 이 부부의 결혼생활은 나름대로 순탄했지만, 마틸드는 마음 한구석이 늘 허전했습니다. 자신의 아름다움에 비해 결혼생활이 초라하다고 느꼈던 것입니다.

마틸드의 마음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남편은, 어느날 마틸드에게 깜짝 선물을 준비합니다. 무도회 티켓을 얻어다 준 것이지요. 하지만 남편의 예상과는 다르게 마틸드는 울음을 터뜨립니다.

“대체 뭘 입고 거길 가란 말예요?”

마틸드를 어떻게든 달래려고, 남편은 괜찮은 옷을 한 벌 사주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틸드는 침울하고 불안해 보입니다. 다시 마틸드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마틸드가 대답합니다.

“몸에 지닐 거라고는 보석은커녕 돌 하나도 없어요. 난 정말 비참하게 보일 거에요. 차라리 그 연회에 가지 않는 게 좋겠어요.”

옷이야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서 사줄 수 있었지만, 보석은 아니었습니다. 보통 가격이 아니었으니까요. 남편은 잠깐 궁리하다가, 마틸드의 친구인 포레스티에 부인이 장신구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걸 기억해내고는, 친구에게 빌리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합니다. 마틸드는 그길로 친구 집에 가서 목걸이 하나를 빌려옵니다. 그것은 아름답게 빛나는 다이아몬드 목걸이였습니다.

며칠 후에 참석한 무도회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새 옷과 예쁜 목걸이로 치장한 마틸드는 그 무도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었고,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마틸드에게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날만큼은 마틸드가 세상이 주인공이 된 듯 했습니다. 황홀한 기분으로 연회를 즐기던 마틸드는, 새벽이 되어서 남편과 함께 귀가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화려한 자신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확인하기 위해 거울 앞에 선 순간, 마틸드는 비명을 지릅니다. 지금껏 목에 걸려있었던 목걸이가 사라졌던 것이었지요.

무도회에서 집으로 온 길을 아무리 되짚어서 찾아보아도 목걸이는 나오지 않았고, 경찰서에 신고하거나 신문사에 광고를 내도 목걸이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단념한 마틸드와 그녀의 남편은, 급한대로 비슷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사다가 목걸이함에 넣고 포레스티에 부인에게 반납합니다. 다행히, 포레스티에 부인은 목걸이가 다른 것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는 못했습니다.

문제는 아무리 대용품이라고 하더라도, 목걸이의 가격이 워낙 비싸서, 그걸 사느라고 마틸드네 부부가 엄청난 빚을 지게 되었다는 거였습니다. 3만 6천프랑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사기 위해서, 남편은 물려받은 유산을 모두 사용해야 했고, 심지어 사람들로부터 돈을 빌리거나 사채업자로부터 대출을 받았습니다. 빚을 갚기 위해서 마틸드네 부부의 생활양식도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원래 살던 집을 팔아 조그만 셋방으로 옮기고, 하녀도 내보냈습니다. 남편은 일을 마치고 나서도 회계나 필사와 같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벌었고, 마틸드도 어떻게든 절약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아름다운 미모의 마틸드는 더이상 없었고, 어떻게든 물건값을 깎으려고 하는 억척스러운 여자가 되어있었습니다.

그런 생활을 10년동안이나 지속한 결과, 드디어 모든 빚을 갚게 됩니다. 무거운 짐을 마침내 내려놓는 것 같은 안도감을 느끼며,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공원을 산책하는데 우연히 포레스티에 부인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틸드는 10년 전 사건을 포레스티에 부인에게 고백합니다. 그때, 속여서 미안하다고 말하려던 거였지요. 이제는 모든 빚을 다 갚게 되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마틸드에게 포레스티에 부인이 말합니다.

“아, 가엾은 마틸드! 그 목걸이는 가짜였어. 겨우 5백 프랑밖에 안하던 거였는데···.”

3 마틸드의 여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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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드를 보면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집니다. 본인의 미모에 비해 결혼생활이 삭막하다고 말하는, 옷과 장신구가 없어서 무도회에 가지 못하겠다고 투정부리는 마틸드의 모습은 참 귀엽습니다.

만약, 마틸드의 남편이 「어느 인생」에 나오는 쥘리앵이나 「벨 아미」에 나오는 뒤루아처럼 ‘나쁜 남자’였다면, 이 순수한 그림은 완성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물론, (돈많은 여자들을 노리는) 쥘리앵이나 뒤루아라면 마틸드와 결혼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성실하고 착한 남편의 성품은, 그가 비록 화려하거나 내세울 것 없는 사람이라고 할 지라도, 마틸드의 변덕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해주고 포용해줍니다.

이 평범한 부부의 순진함은, 어떻게든 본인들의 잘못을 스스로 책임지고자 하는 모습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잃어버린 목걸이가 가짜인 줄도 모르고 10년 동안이나 고생해서 빚을 갚아나가려고 하는 모습은 얼마나 인간적인지요. 아름다웠던 미모가 시들고 세월이 흘러가는 것도 모르는 채로, 알고보면 별 것도 아닌 일때문에 근심하며 정신없이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 평범한 삶의 모습과 참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피천득의 수필 「여린 마음」의 한 구절을 발췌하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사람은 본시 연한 정으로 만들어졌다. 여린 연민의 정은 냉혹한 풍자보다 귀하다. 소월도 쇼팽도 센티멘탈리스트였다. 우리 모두 여린 마음으로 돌아간다면 인생은 좀 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 소설 정보
    • 소설제목 : 「목걸이」
    • 작가 : 기 드 모파상
    • 출판연도 : 1884년
    • 출판사 : 소담출판사
  • 그림 출처
  •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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